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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즈무라 아이리카테고리 없음 2020. 10. 15. 23:15
오늘 살펴볼 배우는 프레스티지의 영원한 간판, 리빙 레전드, 청초계 배우의 끝판왕, 여친 삼고 싶은 그녀, 스즈무라 아이리(鈴村あいり/Airi Suzumura)입니다. 2013년 홀연히 나타나 어느덧 28세가 되고 데뷔한 지 햇수로 7년째가 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이쪽 방면’에서는 원탑을 달리고 있을 정도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리의 존재는 업계에서도 상당히 그 의미가 깊은 것이 사실입니다. 2000년대 말과 2010년대 초중반까지 취향러들을 저격했던, 슬랜더 계열의 최강자 키시 아이노가 정확히 2015년 은퇴하면서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라이너가 없었는데, 그 자리를 2013년 데뷔한 아이리가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이죠. 아이노의 은퇴시기와 아이리의 역량이 만개하는 시기가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루어 진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슬랜더에 열광하는 이들은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슬랜더계’쪽에서는 광적인 지지를 받는 배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원래 아이리는 이쪽하고는 별로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많은 데뷔 배우들이 그렇듯). 사실 데뷔 초기부터 업계에서는 ‘왜 저렇게 생긴 여자사람이 AV에 데뷔를 했지?’라는 의문점이 많았었습니다. 왜냐면, 외모가 뛰어나게 특출난 사람들이나 특이점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어느 정도 인생풍파를 거치고 난 다음에 업계에 입문하기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아이리는 그런 사연이라는 게 없었습니다. 아무리 길거리 캐스팅이라고 해도 본인이 연예계 쪽이나 그라비아 쪽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어야 하는데, 아이리는 그런 동기도 없었죠(실제 아이리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취미가 없는 아싸입니다).
이에 대해 아이리는 데뷔 이후 한 특집 방송에서 동기를 자세히 설명했는데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카나가와 현 소재 대학에 진학한 아이리는 학교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고 합니다. 뭐, 일본이야 아르바이트 말고도 파트타임이나 집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일거리들이 많은데, 그런 일들이 시내에 널리고 널린 벼룩시장같은 무가지에 실리는 경우가 많아서 시내에서 이런 일거리를 찾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던 도중 프래스티지 스카우터에게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전에도 그런 경험이 많아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죄송, 죄송을 외치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도망쳤는데, 그 때 그 스카우터가 “일자리 찾고 계시죠!?”라고 말해서 깜짝 놀라 걸음을 멈췄다고 하는군요. 재미있는 것은 그 집요한 스카우터와 카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일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모델 일과 비슷한 게 있다고 ‘썰’을 풀었는데, 아이리가 듣고 보니 AV배우라는 것을 빙 돌려서 말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카페에 앉아서 그 이야기를 듣다 보니 역시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하던 도중, 어찌어찌 스카우터의 간청에 못 이겨 프레스티지 사무실로 옮겨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불안하기는 했지만 도망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아이리의 말에 따르면 “이번 기회에 답답할 정도로 낯을 가리는 자신의 성격을 바꾸기 위해 주변 환경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술회했습니다. 본인피셜로는 어렸을 적에는 남들과 금방 친해질 정도로 친화력이 좋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남들과 친해지는 것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스스로 사회생활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이리는 스스로도 본인이 굉장히 답답하다고 느끼고 있는 성격을 바꾸기 위해 ‘주변 환경 개선’이라는 방법을 쓰기로 하는데, 그 방법이 AV배우로 데뷔하는 것이었죠(성격 바꾸려고 데뷔한 위대한 결단 오오).
그리고 슬랜더계의 초신성의 데뷔는 2013년 2월, EDD-218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작품의 이름이 ‘점점 고조되는 초짜녀’시리즈의 였는데, 이 시리즈는 프래스티지 레이블로 데뷔를 하는 배우들이 남자 배우와 데이트를 하는 듯한 내용으로 식사도 하고 근교에 놀러가서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며 이 신인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주는 이야기의 흐름을 담고 있는, 말하자면 ‘데뷔작 시리즈’였습니다(현재 프래스티지의 대표적인 데뷔작 시리즈는 품번 넘버링 CHN시리즈로 ‘그녀를 빌려드립니다’시리즈).
지금 봐도, 그리고 당시에 봐도 데뷔작에서 아이리는 매우 수줍은 표정으로 내성적인 성격을 내보이고 있었습니다. 신인 배우이기 때문에 자신을 어필하라는 뜻에서 상대 배우가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데뷔작의 주요 내용인데(예를 들면 어떤 남자를 좋아하냐던지, 어떤 취미가 있는지 등등), 대답도 거의 단답이고 카메라를 보는 눈은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었죠(영화 좋아해? 응, 자주 보는 편? 응. 이런 식ㅋㅋㅋ).
사실 다음 작품인 ABS-204나 미소녀 방문물인 MAS-107, 전라 가정부 시리즈인 ABS-224에 이르기까지, 아이리의 이런 수줍은 듯한 모습은 지워질 줄 몰랐습니다. 솔직히 다른 배우들이라면 당장 퇴출되어도 모자라지 않은 수준이었죠(실제로 2016년 프레스티지에서 데뷔한 카토 호노카의 경우 포텐이 있는 신인이라고 판단되어 프레스티지 메이저 레이블인 ABP넘버까지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섹스를 못한다는 이유로 퇴출당하기도...내 스타일이었는데....ㄲㅂ...).
그런데, 아이리는 이런 점이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하는 특이점이 생기게 됩니다. 바로 외모와의 시너지 때문이었는데요. 아이리의 외모는 수줍은 눈웃음이 남자의 심장을 강타하는 청순하고 여리여리한, 하얀 미소녀였는데, 이런 외모와 쑥맥인 듯한 수줍은 모습이 더해져 아이리의 ‘AV배우답지 않은 모습’은 장점으로 승화되기에 이릅니다. 물론 연기가 어색하거나 답답하다는 지적은 있었지만 이런 지적을 상쇄시킬 정도로 아이리의 매력은 유니크했죠. 그 동안 온 몸을 배배 꼬면서 자지러질 듯한 교성을 내지르며 과도하게 흥분하는 인스턴트 연기만을 봐 왔던 이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오기 충분했습니다.
더욱이 아이리가 데뷔한 제작사는 프레스티지입니다. 흔히 인터넷 짤방으로 유명한 ‘사기 표지’의 원산지로 유명하죠. 하지만 아이리의 눈웃음이 포인트가 된 하얗고 청초한 외모는 그 동안 표지사기를 당하며 프레스티지에게 분노의 역류를 했던 이들로 하여금 노도와 같은 환호성을 지르게 만들었습니다. 표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배우의 등장은 실로 오랜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프레스티지 하면 ‘착의 에로’로 유명한데, 아이리의 여리여리하고 하얗고 뽀얀, 청초한 이미지가 겹쳐져 뭇 남성들로 하여금 ‘정말로 여자친구 삼고 싶다’라는 욕망을 부르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아이리는 데뷔 이후 수년간 ‘사귀고 싶은 여배우’순위에서 항상 1위를 하기도 했죠.
그렇게 등장한 아이리는 단숨에 수많은 팬덤을 거느리게 되었고, 데뷔 당시 함께 주목을 받았던 RION(우츠노미야 시온), 모모타니 에리카와 함께 2014년 트로이카로 불리게 됩니다. 한국에서도 압도적인 미소녀 스타일의 외모와 청초함으로 많은 남성들을 사로잡았고 육덕스러운 글래머러스함과 얼마 활동하지 않고 풍속업계로 전직한 에리카와 달리 아이리는 전술했다시피 슬랜더 계열의 최강자로 현재까지 업계 톱 여배우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리의 연기는 그다지 훌륭한 편이 못 됩니다. 데뷔 초반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고 또 익숙함이 늘어나 지금은 연기의 스펙트럼이 크게 늘어났죠. 최근작인 ABP-991의 사정집행관으로써 완고하고 냉철한 모습을 연기하는 부분이라든가 ABP-897처럼 핀사로(터치가 가능한 유흥바) 컨셉의 풍속녀도 이제는 잘 연기하는 편이지만, 섹스신에서 웃거나, 혹은 찡그리거나 하는 이원화 된 연기밖에 선보이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조금은 수동적이고 소심한 편의 연기는 어울린다는 반면, 밝고 명랑하거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다양한 기획물에서 아쉬운 부분이 분명 보이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나 연기에 있어서 아이리만의 최대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아이리의 ‘진짜 성격’이라는 점입니다. 많은 AV를 보는 사람들은 전설이자 레전드인 아이다 유아가 은퇴 직후 “한 번도 작품을 찍으며 진짜로 느껴본 적이 없다”라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졌던 경험이 있었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내가 지금까지 거짓된 인스턴트 오르가즘을 보고 희열에 빠졌단 말인가!”라는 심경이었겠죠. 거하게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랄까요.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금에 이르러서는 과도한 교태나 교성, 그리고 작위적인 연기에 대해서는 유저들의 시선이 굉장히 냉정하게 작용되는 법인데, 아이리는 이런 점에서 매우 자유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리라는 여성 그대로가 투영된다고나 할까.
그래서 오히려 가식 없고 청순한 모습이 좋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심화된 기획물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1인칭 여자친구물이나 버추어 데이트와 같은 기획물에서는 그야말로 아이리 본연의 매력이 가상의 여자친구가 되어 시청자의 심장을 폭격하는 일이 벌어졌죠. ‘이 장르에서는 아이리를 능가할 배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찬사는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 다른 면은 청순하면서 여리한 이미지, 그리고 수동적이고 쑥스러움을 타는 성격 덕분에 ‘당하는’플레이에 발군의 연기(아마 연기할 여력이 없는 것이겠죠)를 선보인다는 점입니다. ‘광석이형’으로 유명한 재일교포 AV배우 하나오카 짓타(오오 빛돌센세)나 쿠로다 유토와 같은 야수파 배우들과의 하모니에서 이런 점은 더욱 극적으로 부각되는데, 부동산을 계약하면 애완동물인 스즈무라 아이리가 함께 동봉(?)된다는 컨셉의 ABP-303나 최근의 ‘하고싶은 방’ABP-937과 같이 수동적인 측면에서 지시를 이행해야 하거나 혹은 몸을 맡겨버리는 연기의 경우(속칭 여배우를 조지는 컨셉에 야수파 배우들이 투입되어 여배우가 조져질 경우)의 작품은 연기력 논란은 눈곱만치도 나오지 않습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말로 혼이 나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여리하고 청순한 몸으로 쾌락과 고통과 피로함의 사이에서 몸부림치는 아이리의 모습이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런 하드한 플레이의 경우 오히려 아이리의 부족한 연기력과 아이리 그 자체가 나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평가입니다. 소심한 수비적인 내성적 상태에서 휘둘림 당하다 보면 느끼는 것을 거짓으로 연기로 꾸며낼 수 없고, 이 때 나오는 느낌이나 감정씬, 쾌감씬 모두 ‘진짜’라는 것이죠. 때문에 그 동안 인스턴트 오르가즘에 뒤통수를 맞고 과도한 연기에 과몰입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있어서 연기를 못하는 아이리가 진짜의 모습으로 전달해 주는 쾌락과 감정의 소용돌이가 ‘저건 연기가 아니라 진짜’라는 신뢰감을 주기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하얀 피부, 매력적이라는 말로 부족한 눈웃음, 청순한 외모와 상냥한 말투, 부끄러워하는 모습과 교태가 어우러진 아이리는 한국 정서와 비슷해 한국팬들 한정으로 AV배우로써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여자친구로의 롤모델로 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나날이 가면 갈수록 말라가는 아이리가 하드한 작품을 찍을 때 마다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밥은 먹고 있는거냐’라고 걱정을 하는 팬들도 많습니다.
사실 한편으로는 이런 성격 자체가 틈새시장을 노리고 일부러 연출 한 것이 아니냐는 반론도 충분히 가능하기는 한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2015년 10월 발매한 ABP-371에서는 카메라맨과의 짧은 인터뷰가 담겨져 있는데 카메라맨이 “일주일에 몇 회 정도 섹스하는 것이 좋나요”라고 묻자, 아이리가 머뭇머뭇하다 수줍게 웃으면서 “가능하면 일주일에 1회도 하기 싫어요”라고 답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또, 데뷔 초 작품에서는 AV배우로 데뷔한 이유에 대해 묻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사할 비용을 모으려고”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보통 저럴 때에는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호기심이 많고 섹스도 좋아하고 즐기고 좀 무섭기도 하지만 신비한 세계에 온 것만 같고 블라블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여기에 카메라맨이 “이사하는 비용을 모으면 그만 둘거야?”라고 묻자 “응...”이라고 단칼에 대답한 건 덤.
또 AV배우로써는 최대의 영광이라고 할 수 있는 DMM AV Award 2015년에서 최우수 여배우 상 후보에 올랐는데, 본인이 시상식에 나가고 싶지 않고 자신은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사를 해서 후보에서 하차했다고 합니다. 그나마 있는 취미가 집에서 과자 만들기라고 하고, 대외 활동도 거의 없는 편이라 성격 자체가 의욕이 적고 수동적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충분한 부분이죠. 물론 AV배우라는 직업군에서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 청초한 스즈무라 아이리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SNS에서도 완전 진지한 문체로밖에 쓰지 않는걸로 유명합니다).
이런 넘치는 매력 덕분에 아이리는 프레스티지의 간판으로 다수의 간판 배우들이 이적하거나 은퇴를 한 시점에서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야미 슌카와 투톱이었지만 이제는 프레스티지 판매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업계의 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죠. 다만 과거보다는 다작을 하지 않고 2017년 이후에는 한 달에 1번 정도 작품을 발매해 프레스티지 쪽에서도 배우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입니다.
2017년 말과 2018년 은퇴에 대한 언급을 하는 등 많은 남성들을 슬프게 만들기도 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여전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아이리는 거의 매월 프레스티지의 간판 작품들을 찍으며 리빙 레전드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ND작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아직 젊고 예쁜 아이리만의 매력이 기획물에서도 발전된 연기가 더해져 이전에는 없던 아이리의 새로운 모습들이 보이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만약 슬랜더에 사죽을 못 쓰시는 분들이라면, 과거작들부터 차분히 찾아보시기를 권장해 드리는 스즈무라 아이리였습니다.